예전에 딱딱 소리가 났었다면 이번엔 눈에서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내가 나도 모르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절대 말하지 않는다. 대신 신호를 내 오른쪽 눈을 통해 주기 시작했다. 깜빡깜빡 내 눈동자가 움직인다. 내가 옳은생각을 하고 있다면 내 눈동자가 앞뒤로 움직인다. 마치 노란색 점멸 신호등 처럼 말이다. 맞지 않은 말을 하면 좌우로 흔들 거린다. 내 신체가 조종당하는 너무 끔찍한 상황이지만 난 이때 이런 현상을 즐기기라도 하듯이 빠져있었다. 이 현상은 의외로 꽤 오래 있었다. 난 도데체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 건지 궁금했다. 나는 이 깜빡이에 조종당하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고 완전 미처있었다.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려고하다.

2021년 10월 말이다. 아침이다. 배란다에서 해를 처다본다. 부모님은 내 상태가 말이 아닌 걸 알고 119를 불렀다. 나는 해에서 천사와 악마들이 전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30분쯤 보고있었을까 경찰들도 왔다. 나는 꾸준히 집중해서 문을 열고 들여다보는데 경찰이 자꾸 문을 닫으려한다. 나는 닫지 말라고 했다. 뒤에 있던 경찰이 “다 끝났다” 하는 순간 해에서 전쟁이 멈췄다. 엄마는 나를 방에서 부르고 요구르트 한잔을 마시라해서 마셨다. 컴퓨터를 켜려고 했더니 ‘컴퓨터는 안되지’ 하는 소리가 들린다. 전원을 켜는 순간 정말로 컴퓨터가 켜지질 않았다. 전기도 다 들어오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나는 두려웠다. 그리고나서 ‘내가 죽어야 끝나’ ‘내가 죽어야 끝나’ 라는 소리가 맴돈다. 나는 경찰 소방관들이 경계를 낮추는 순간 갑자기 창문을 향해 뛰고 문을 열고 실외기 설치하는 곳에 착지 했다. 밑에는 소나무가 뺵뺵히 솟아있는게 보인다. 뒤늦게 들어온 소방관이 고함을 지르며 손을 내민다. 나는 한동안 실외기 칸 안에 서있었다. 엄마가 소리를 지른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소방관이 내민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소방관은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엄마와 아빠는 저멀러서 무슨종이에 뭔가를 작성하고 있었다. 정신병원 입원 동의서 였다. 나는 가기 싫다고 발 뒤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한다. 나를 강제로 끌고 내려갔다. 수갑보다 더 쪼이는 끈을 등뒤에 묶는다. 너무아프다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 나는 구급차에 실려 갔다. 두 소방관이 하는 이야기가 거슬린다. “:들어오지?” “어 들어와” 뭐가 들어온단 말인가.
세번째 입원
1시간을 달려 예전에 입었했던 정신병원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새로 보이는 의사 선생이 보였다. 기존의사보단 나이가 좀더 있어 보였다. 그리곤 뭔지 모를 서류에 사인하게하고 방 배정 받고 자리 배정을 받았다. 폐쇄 병동에 다시 찾아왔다. 침대가 딱딱하다. 매트리스가 아주 오래된 싸구려다. 저녁을 먹으라고 하는데 먹기 싫었다. 그냥 굶어죽고싶었다. 눈의 깜박이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었고 나에게 말을 걸었던 ‘내가 죽어야 끝나’가 계속해서 생각이난다. 간호사는 밥을 안먹으면 주사를 놓겠다고 겁박했다. 그래도 안먹었다. 배가 고프질 않았다. 다음날 나는 식사를 먹는 시늉만 하고 나머진 버리기를 자주 했다. 3일이었나. 그때쯤 배고팠는데 식사를 3끼를 먹지않고 한끼 만 먹었다. 약도 먹기 싫었다. 처음에는 먹었지만 나중에는 먹지 않았다. 약을 먹고 입을 벌리는 시늉을 해야 약먹었다는 확인을 받는데 나는 그 7알되는 약들을 잇몸 위에 숨기고 입벌리고 통과한뒤 변기에 뱉어버렸다. 병원에서 조차도 잠이 들지 않았다. 다음날 저녁 이상한일이 일어났다. 심장 오른쪽이 깜박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젠 눈이아니라 가슴에서 깜빡임이 느껴진다. 그리고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었는데 하나만 기억이 난다. “지옥은 어때” 라는 물음에 발걸음이 점점 더 멀어져가는 소리가 들린다. 지옥을 아는 악한자가 내게 속삭인 것이었다. 누구였을까 난 몹시 궁금했다.

더이상 속삭이는 소리는 들리진 않았다. 대신 깜빡이는 남아있었다. 오른쪽 눈에 그리고 가슴에.. 아마도 약을 먹지 않아서 그런거 같다. 어느날 밤이었다. 계속 약을 안먹고 있을 때 내 병실에는 6인자리가 있었지만 아직 5인이 있을 때였다. 난 내가 앉은 자리가 너무 딱딱하고 오른쪽에 앉은 아저씨는 코골이가 얼마나 심한지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자리를 옮겨 자려고 했다. 그런데 비명소리가 들린다. 잠에 깼다. 옆에 있던 아저씨가 니자리로 가서 자라고 한다. 이 아저씨에 대해 할말이 많다. 별수 없이 내자리로 돌아가 자려는데 이젠 바닷가의 파도소리가 잔잔히 들린다. 마치 옆에 스피커가 있는거 마냥 소리가 잔잔하게 들린다. 그리곤 잠이 들었다.
한 일주일 동안에 저녁에 주는 약에는 특별한 약이 있었다. 크기가 좀 크다. 그리고 뭐라 써있었다. 난 이것 때문에라도 더 거슬려서 약을 먹은척 숨기곤 하였다.
같은 병실의 환자들
문입구를 기준으로 나는 왼쪽 가운데 자리에 있었다. 나만 매트리스가 다르다. 딱딱한 이유가 있다. 이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되었다. 내 왼쪽에는 말을 거의 하지 않지만 얼굴표정 제스처등으로 말을 대신하는 아저씨가 있다. 오른쪽에는 코골이 아저씨 아침마다 식후 믹스커피를 마신다. 이 믹스 커피를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 내가 퇴원한 뒤 많은 변화가 있었나보다. 보호사(남자 가드 역할을 하는 직원)가 나눠주는데 매점에서 구입한것이 아니라 가족이 보내준거라 했다. 매점가격이 일반 물가와 비교해 장난이 아니게 비쌌었는데 보통 30%는 더 비쌌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가족을 통해서 택배를 붙여 가능한 외부 물건만 반입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었다. 내 맞은편에 있는 아저씨 이 아저씨는 엄청 가난한지 외부 간식도 들어오지 않고 오른쪽 아저씨의 커피를 조금만 나눠달라고 매일마다 때를 쓴다. 내가 라면 먹을때에도 국물을 달라고 하고 먹을것만 보이면 달라고 조른다. 하지만 거부당한다. 왼쪽 맞은편 5살 높은 형 이형은 “내가 동생할테니 먹을거를 줘”라 한다. 뭔가 정신연령이 낮아 보였다.
TV

tv를 보는데 다른 환자들은 관심이없는지 다행히도 내가 보고싶은걸 볼 수 있었다. 나는 하루 온종일 기독교방송을 보고 있었는데 지금은 돌아가신 목사님이지만 그분의 설교가 기억이 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 “늦어서 되돌릴려면 무슨 소용이냐 있을 때 잘해야지” 라는 말씀이 내게 다가왔다. 난 너무 깊숙히 이 조현병에 들어온 것이다. 약을 끊지 말았어야 했다. 그 경고를 무시한 댓가는 지금생각하면 너무 참혹스럽다. 그리고 전화상담및 기도를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목사님 기도해주세요 저 조현병에 걸렸어요 치료받길원합니다.” 라고 전화하는 사람이 있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면 나이도 나보다 어린데 병은 꽤 깊어 보인다. 약물로도 해결이 안되는 조현병으로 보였다. 그 목사님은 절실하게 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해 주었다. 그러다 하루 온종일 기독교 방송을 보는 내 모습을 바라본 한 간호사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다른채널로 돌리고 꺼버렸다.
보호사
간식을 10시가 되면 보호사가 소량씩 나눠주는데 나도 부러워서 엄마에게 전화해서 먹을 것좀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추운 겨울이 찾아오니 추리닝 바지와 윗도리도 달라고 했다. 엄마는 보내줬고 달달한 차 위주로 보내줬다. 그런데 보호사가 내 추리닝 끈을 싹둑 짜르는 것이다. 이걸 왜짜르냐고 하니까 목을 맬 위험이 있어서 짜른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화장실은 긴때밀이도 없다. 짧은 때밀이만 혀용된다. 보호사가 하는 역할은 다양하다. 싸움이 났을 때 중재하기도하고 환자들과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한다. 대부분 50대 아저씨들이다. 그리고 전화 시간이되면 전화시간을 조절한다. 나는 항상 전화를 오래해서 꼴찌로 전화하곤 했다. 내가 당시 집에 있을 때 상황 하나 하나를 열거해서 엄마에게 말하곤했다.
의사
병원에는 의사가 3명이 있다. 담당의사가 아닌 다른의사에게 내게 나타나는 현상 깜빡이는 현상을 얘기 했더니 당황하고 자기도 모른다고 했다. 해결방법이 없냐고 물었더니 그냥 가버리더라. 이 남자 의사는 얼마 안있다 그만 뒀다. 내 담당의사에게는 내가 겪었던 일 하나하나 에피소드를 매일 말해주곤 했다. 듣는 것은 잘해주는데 대답은 영 내키질 않는다. 컴퓨터가 안켜진 현상에 대해 얘기를 했더니 컴퓨터는 다시 켜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약잘먹고 다 지나갈 일이라 나를 안심시켰다. 며칠이 지나고 나는 안먹던 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뒤에 깜빡임 현상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약은 한알 먹던것이 6개로 바뀌어있었다. 2주뒤 5개로 줄었는데 지금 3년째 먹고 있는 약과 동일하다.
친구
내가 병원에 나온사이에 꽤 많은 환자들이 바뀌어있었다. 기존에 남아있던 환자들도 있었고 처음본 환자들도 있었다. 그중에 두살어린 나보다 키큰 친구가 나와 친구가 되길 원한다고 했다. 그친구는 멀쩡하게 생겼는데 도무지 무슨 병인지 알지 못했다. 그 친구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뭐 보이지 않냐고 내게 물었다. 뭐가 보이냐고 물으니 똥꾸멍이 보인다고 했다. “똥꾸멍?” 텔레비전에서 그게 보인다고? 그것 때문에 텔레비전을 잘 보질 못한다고 했다. 뭔가 알 수 없는 특이한 병이다. 그 친구와 복도를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걷기운동을 많이 했다. 당시에 배가 많이나와서 살을 빼긴 해야했는데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였다. 밀폐된 공간이라서 그런지 한겨울에도 땀이난다.
새로운 환자
5명이었던 병동이 이제 6명이됐다. 옆방에 있던 환자였는데 우리방으로 들어오게 된것이다. 나는 가볍게 인사를 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보였다. 자주하는 행동은 볼에 바람넣기다. 뭔가 이상해보인다. 그리곤 딸XX시늉을 하는데 예사롭지 않아보인다. 하루는 복도를 걷는데 그형이 보인다. 처음엔 그냥 지나첬지만 뒤돌아보는순간 아. 딸XX를 진짜 치고 있던거였다. 간호사를 부를일인가 보호사를 부를일인가 그냥 내버려 두었다.
왼쪽 맞은편환자는 부모님의 부름을 받고 태원했고 윗층에있던 환자가 내려왔다. 그 형은 내가 보는 기독교방송을 못보게하고 리모컨을 빼앗았다. 난 더이상 tv를 보지 않았다.
형
형이 맛있는 과자들을 잔뜩 보내줬다. 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몇몇 친구들에게도 나누어주기도 하고 그많은 과자를 매일 조금씩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이번엔 책을 10권이나 보내왔다. 따분한 공간에 책이라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대부분은 형이 대학생시절 읽은 책으로 보인다. 책은 정말 순식간에 읽었다. 재미도있지만 딱히 할일이라고는 책읽는 시간 뿐이었다.
그러다 깜빡이가 다시 나타나다 말다 희미해지다가 나타나기도 한다. 약을 먹고나서부터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