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미가 백미보다 가공을 덜 하는데 왜 더 비쌀까?

    현미가 백미보다 가공을 덜 하는데 왜 더 비쌀까?

    마트에서 쌀을 구입하다 보면 한 번쯤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현미와 백미의 가격 차이입니다.

    저도 현미 가격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현미가 백미보다 가공 과정이 적은데 왜 오히려 더 비쌀까?”

    생각해 보면 이상했습니다. 벼에서 왕겨를 벗겨내면 현미가 되고, 현미를 다시 깎아 쌀겨층과 배아 등을 제거하면 우리가 흔히 먹는 백미가 됩니다.

    그렇다면 백미가 현미보다 가공 과정이 더 많은 셈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현미가 몸에 더 좋으니까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비싸게 파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상술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현미와 백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찾아보니 가격은 단순히 가공을 몇 번 했느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현미와 백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먼저 현미와 백미의 차이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벼의 가장 바깥쪽에는 먹을 수 없는 왕겨가 있습니다. 이 왕겨를 벗겨내면 우리가 말하는 현미가 됩니다.

    그리고 현미의 바깥쪽에 남아 있는 쌀겨층과 배아 등을 추가로 깎아내면 백미가 됩니다. 미국 농무부도 벼의 첫 도정 단계에서 왕겨를 제거하면 현미가 되고, 이후 쌀겨층을 제거하면 백미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현미는 대략적으로 배아 2~3%, 쌀겨층 약 5~6%, 배유 약 9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백미는 이 가운데 주로 전분이 저장된 배유 부분을 남기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가공 과정만 비교하면 확실히

    벼 → 현미 → 백미

    순서로 가공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정말 현미가 더 싸야 하는 것일까요?


    가공을 덜 한다고 반드시 가격이 싸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식품 가격의 재미있는 점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의 가격을 생각할 때 흔히

    가공비가 많이 들어간 제품 = 비싼 제품

    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가격에는 가공비뿐 아니라 생산량, 수요, 저장성, 유통비, 포장비, 판매 규모, 상품의 특성 등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감자를 씻어서 포장한 제품보다 일반 감자가 무조건 비싸다고 할 수 없고, 가공 과정이 더 많은 제품이 항상 더 비싸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현미의 도정 과정이 적다는 사실만 가지고 백미보다 가격이 낮아야 한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현미는 저장이 더 까다로운 면이 있다

    제가 처음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저장성입니다.

    현미에는 백미를 만들면서 제거되는 쌀겨와 배아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는 지방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현미는 백미보다 저장 과정에서 산패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청(USDA ARS) 자료에서도 현미의 쌀겨에 있는 기름 성분 때문에 저장 과정에서 산패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현미의 저장기간이 짧아지는 원인으로 쌀겨 기름의 산화·분해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즉,

    현미는 가공은 적지만 보관하기가 무조건 쉬운 쌀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처음 현미와 백미의 가격을 생각했을 때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백미는 더 많이 깎지만 저장에는 유리하다

    반대로 백미는 현미에서 쌀겨층과 배아를 제거합니다.

    이 때문에 영양성분 가운데 일부가 줄어드는 대신 저장성 측면에서는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농촌진흥청도 현미의 쌀겨층과 배아를 제거하는 도정 과정에서 영양성분이 감소하지만 저장성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현미 = 가공이 적다

    라는 장점 하나만 보고 가격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생산 이후의 저장과 유통 과정까지 함께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미는 왜 건강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할까?

    그렇다면 현미가 백미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이유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역시 건강식이라는 이미지일 것입니다.

    실제로 현미에는 백미로 도정하면서 제거되는 쌀겨층과 배아가 남아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현미의 쌀겨층과 배아에 식이섬유를 비롯해 여러 영양성분과 기능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미의 식이섬유 함량은 백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현미는 일반 백미와 달리 통곡물·건강식이라는 상품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가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판매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건강에 좋으니까 무조건 비싸게 받아도 된다”라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판매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하려면 생산비와 유통비, 품종, 포장 단위, 판매처, 수요 등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현미가 비싼 것이 정말 상술 때문일까?

    처음에는 저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가공을 덜 했는데 더 비싸다면 건강식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닐까?”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현미가 백미보다 비싼 모든 경우를 상술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현미와 백미는 단순히 같은 상품을 조금 다르게 가공한 것만은 아닙니다.

    현미는 저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고, 소비층과 판매 방식도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현미 제품 중에는 특정 품종이나 유기농 제품, 소포장 제품 등 일반 백미와 다른 상품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미가 백미보다 비싸다 = 업체가 건강을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현미는 건강에 좋으니까 비싼 것이 당연하다”라고만 생각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결국 가격은 여러 요소가 합쳐져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현미가 백미보다 무조건 비싸야 할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판매처와 품종, 생산지역, 포장 단위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현미가 항상 백미보다 비싸다고 일반화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마트에서 현미와 백미의 가격을 비교할 때는 단순히 1kg 가격만 보는 것보다

    • 같은 품종인지
    • 같은 생산지역인지
    • 같은 포장 단위인지
    • 일반 제품인지 유기농 제품인지
    • 도정일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 브랜드 차이가 있는지
    •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디에서 판매되는지

    등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재미있는 것은 ‘가공을 많이 할수록 비싸다’는 공식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현미와 백미를 찾아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입니다.

    우리는 보통 제품에 공정이 많이 들어가면 가격도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식품 가격에서는 꼭 그렇지 않습니다.

    백미는 현미보다 도정을 더 많이 해야 하지만, 대량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대표적인 주식입니다.

    반면 현미는 일반 백미와 다른 소비층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고, 저장과 유통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결국 가격은

    가공비 하나가 아니라 시장 전체가 결정하는 것

    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내가 처음 가졌던 의문에 대한 답

    처음에는 저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현미는 껍질을 덜 벗기는데 왜 백미보다 비싸지?”

    그리고

    “그냥 몸에 좋다고 하니까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비싸게 파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찾아보니 현미가 백미보다 가공이 적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현미에는 쌀겨와 배아가 남아 있어 영양학적인 특성이 달라지고, 동시에 저장 과정에서 산패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특성도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 수요와 상품의 판매 방식, 포장과 유통 등 여러 요소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현미의 가격이 백미보다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상술이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같은 조건의 제품끼리 가격을 비교해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번에 알게 된 것은 꽤 단순했습니다.

    현미는 백미보다 덜 가공되지만, 식품 가격은 가공 과정의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가공이 적으면 더 싸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참고한 자료

    •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현미의 구성과 미세도정 자료
    • 농촌진흥청 농사로 — 쌀의 도정도와 현백률 자료
    • USDA Economic Research Service — Rice Sector at a Glance
    • USDA Agricultural Research Service — 현미의 저장 및 산패 관련 연구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