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쉬었음 청년’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취업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이 늘어나면서 청년 고용 문제가 단순히 실업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청년들은 왜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일을 하기 싫어서일까?
아니면 열심히 취업을 준비했지만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잠시 멈춰 있는 것일까?
쉬었음 청년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쉬었음 청년’은 정확히 어떤 사람을 말할까?
먼저 ‘쉬었음’이라는 표현부터 정확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쉬었음’은 비경제활동인구의 활동상태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쉬었음 청년을 모두 실업자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업자는 일을 하지 않고 있으면서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말하지만, ‘쉬었음’은 구직활동 여부와 활동상태를 기준으로 별도로 집계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단순히
“일하지 않는 청년이 모두 쉬고 있다.”
라고 해석하면 통계를 잘못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청년 ‘쉬었음’ 인구는 실제로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통계는 어떨까?
한국노동연구원이 2025년에 발표한 **「비구직 청년의 특성과 정책과제」**를 보면 변화가 상당히 눈에 띕니다.
15~29세 인구 자체는 2015년 약 938만 명에서 2024년 약 811만 명으로 감소했습다.
그런데 같은 기간 15~29세의 ‘쉬었음’ 인구는 30만7천 명에서 42만1천 명으로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즉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쉬었음’ 청년의 숫자는 증가한 것입니다.
단순히 청년 인구가 많아져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최근 통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통계청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15~29세 ‘쉬었음’ 인구는 44만6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같은 달의 44만3천 명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는 아니지만 여전히 40만 명을 넘는 수준입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쉬고 있는 이유’입니다.
15~29세에서는
-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34.1%
- 다음 일 준비를 위해: 19.9%
- 기타: 15.7%
- 몸이 좋지 않아서: 12.5%
- 일자리 자체가 없어서: 9.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숫자를 보면 적어도 ‘쉬었음 청년’ 전체를 “일하기 싫어서 쉬는 청년”이라고 단순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이유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기업은 신입사원에게도 일정 수준의 경력과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청년 입장에서는 경력을 쌓으려면 먼저 취업을 해야 합니다.
결국
경력이 필요하다 → 그런데 취업하려면 경력이 필요하다 → 경력을 쌓을 기회가 부족하다
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임금, 근무시간, 근무환경, 직업 안정성 등 여러 조건까지 고려하면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청년이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취업하고 싶어도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중단하거나 잠시 쉬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에서도 ‘쉬었음’을 하나로 볼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 문제를 연구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도 흥미롭습니다.
2025년 발표된 「비구직 청년의 특성과 정책과제」는 청년의 비구직 상태를 하나의 집단으로 단순하게 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연구에서는 비구직 청년들의 특성과 노동시장 참여 의사 등을 세분화해 살펴보고, 청년들이 비노동 상태에 들어가게 되는 배경과 장기화 가능성을 분석했습니다.
2026년 한국노동연구원이 소개한 후속 논의에서도 청년이 노동시장에 들어간 뒤 초기 단계에서 이탈하는 과정에는 교육·멘토링·동료 네트워크 같은 적응 인프라, 역할과 기대의 불일치, 안전·건강 문제, 공공고용서비스의 설계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쉬었음 청년’을 단순히
게으른 청년
또는
취업 의지가 없는 청년
이라고 규정하는 것만으로는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나도 5년 동안 취업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여기서 내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나 역시 약 5년 동안 취업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나는 지금 뉴스에서 말하는 ‘쉬었음 청년’이라는 단어를 알지도 못했습니다.
그냥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계속 지나면서 상황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취업이 늦어지면서 경력은 쌓이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력서에 적을 내용도 부족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곳에 지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나를 받아줄 곳이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취업을 못한 것이 하나의 문제가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취업하지 못한 시간이 또 다른 장벽이 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면 ‘왜 일을 안 하지?’라는 질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취업 공백이 길어지면 다시 시작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취업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단순히 소득이 줄어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경력이 단절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으며, 노동시장과의 연결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역시 청년의 비구직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과 청년의 비노동력화 문제를 별도로 연구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잠시 쉬는 것과 장기간 노동시장과 멀어지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졸업 후 몇 개월 동안 진로를 고민하며 쉬는 사람과 몇 년 동안 취업하지 못하면서 노동시장과 완전히 멀어지는 사람을 똑같이 볼 수는 없습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쉬었음 청년’을 사회 문제로만 볼 수도 없습니다
반대쪽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쉬었음’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잠시 일을 쉬면서 다음 직장을 준비할 수도 있고, 학업이나 자격증 준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서도 2025년 8월 15~29세 ‘쉬었음’ 인구 가운데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음’이 19.9%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청년이 잠시 일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요즘 청년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
라고 평가하는 것도 지나친 일반화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쉬고 있는지, 얼마나 오래 쉬고 있는지, 다시 노동시장에 들어갈 의사가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청년 취업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취업을 위해 개인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요.
자신에게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이력서를 준비하고, 여러 일자리에 지원하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청년 취업 문제를 전부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설명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청년 인구 자체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쉬었음’ 인구가 증가했고, 통계청 조사에서 청년들이 쉬는 가장 큰 이유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나온 만큼 노동시장 측면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쉬었음 청년’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단순히
“청년들이 일하도록 해야 한다.”
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쉬었음’ 상태에 있는 청년을 여러 유형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 유형 | 필요한 접근 |
|---|---|
|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경우 | 구직 지원과 일자리 연결 |
| 취업 준비 중인 경우 | 교육·훈련 및 취업 정보 |
| 취업 실패가 장기화된 경우 | 경력 회복과 단계적인 노동시장 복귀 |
| 직장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 | 멘토링·직장 적응 지원 |
| 건강 등의 이유가 있는 경우 | 건강 회복과 취업 지원의 연계 |
| 당분간 쉬고 싶은 경우 | 장기적인 이탈 여부를 관찰 |
결국 ‘쉬었음’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5년 동안 취업하지 못했던 내가 느낀 것은
나 역시 5년 동안 취업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단순히 통계 숫자로만 바라보기는 어렵습니다.
취업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처음에는 단순히 “일자리를 구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신감, 경력, 경제적인 문제 등이 서로 얽히면서 취업 자체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쉬었음 청년’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청년 개인에게
“왜 일을 하지 않느냐?”라고 묻는 것만큼
“왜 다시 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는가?”
라는 질문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5년간 취업 공백 역시 단순히 한 사람이 게을러서 만들어진 시간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쉬었음 청년이 많아진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결국 ‘쉬었음 청년이 많아진 이유’를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청년 인구 감소와 노동시장 변화, 원하는 일자리와 실제 일자리의 차이, 취업 경쟁, 경력 요구, 직장 적응 문제 등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통계에서도 청년 ‘쉬었음’ 인구가 과거보다 증가했고, 특히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쉬었음 청년’이 같은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고, 누군가는 실패가 반복되어 잠시 멈춰 있으며, 누군가는 건강이나 다른 이유로 쉬고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쉬었음 청년이 늘었다’는 통계 뒤에 있는 각각의 사정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마무리
청년에게 일하지 않는 기간이 생겼다고 해서 그 사람의 가치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 역시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취업하지 못한 경험이 있었고, 그 시간을 지나면서 취업이라는 것이 단순히 노력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쉬었음 청년’이라는 통계 숫자만 보고 청년들을 게으르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왜 노동시장에서 멀어졌는지,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