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기에 걸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운 곳에 들어가면 정말 감기에 걸릴까?

    감기에 걸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운 곳에 들어가면 정말 감기에 걸릴까?

    날씨가 추워지면 주변에서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흔히 “추운 데 돌아다니면 감기에 걸린다”, “찬바람을 맞으면 감기에 걸린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정말 추위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것일까요?

    저 역시 이 부분이 궁금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냉동창고나 저온창고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추운 곳에 들어갔다고 해서 매번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감기에 걸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감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추위가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입니다. 다만 추운 환경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감염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감기는 왜 걸리는 것일까?

    감기는 의학적으로 흔한 상기도 감염에 해당합니다. 코와 목 등의 상기도에 바이러스가 감염되면서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감기를 일으킬 수 있는 호흡기 바이러스는 200종 이상이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입니다. 이외에도 사람 코로나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등 여러 바이러스가 감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몸이 추워졌다고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와 감염이 이루어져야 감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 몸에 들어올까?

    감기에 걸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감기에 걸린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거나 말을 하면서 바이러스를 포함한 호흡기 입자를 주변에 퍼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손이나 물건을 만진 뒤 자신의 코나 눈, 입 등을 만지면서 바이러스가 몸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리노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조사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실제 실내 환경에서 공기 중 호흡기 입자를 통한 전파가 중요한 경로일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즉,

    감염된 사람 →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퍼짐 → 다른 사람이 바이러스를 흡입하거나 코·눈 등의 점막에 접촉 → 감염 → 감기 증상 발생

    이라는 과정이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그렇다면 냉동창고에 들어가면 감기에 걸릴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냉동창고처럼 매우 추운 곳에 들어가면 몸이 차가워집니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감기 바이러스가 갑자기 몸속에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냉동창고나 저온창고에 들어가는 일이 있어도 항상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감기의 원인이 ‘추위’가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이 잠깐 냉동창고에 들어갔다고 해서 반드시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따뜻한 실내에만 있었더라도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감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

    즉,

    추운 환경 = 감기 확정

    이 아니라

    바이러스 노출 + 감염이 이루어짐 = 감기 발생

    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그런데 왜 겨울만 되면 감기에 많이 걸릴까?

    그렇다면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면 왜 겨울에 감기에 많이 걸릴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우선 겨울에는 사람들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시간도 줄어들 수 있고,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함께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이렇게 되면 호흡기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계절적 특성도 다릅니다.

    CDC에 따르면 감기는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며 1년 중 언제든 걸릴 수 있습니다. 다만 독감이나 RSV 같은 일부 호흡기 바이러스는 겨울에 더 활발하게 유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겨울을 ‘감기의 계절’이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의 계절적 유행이 영향을 미칩니다.

    추운 날씨가 감기에 영향을 주기는 할까?

    여기서 조금 더 복잡한 과학적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추위는 감기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고 단순하게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추위 자체가 감기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낮은 온도와 습도, 실내 생활 등의 환경적 요인이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와 사람의 방어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는 온도, 습도, 공기 흐름 등의 환경적 요인과 바이러스 자체의 특성, 사람의 행동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추위는 감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감기에 걸리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데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코가 감기 바이러스의 첫 번째 방어선인 이유

    감기 바이러스가 주로 침입하는 곳 중 하나가 코와 상기도입니다.

    코 안에는 점액과 섬모가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이나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바이러스가 코와 상기도의 점막에 도달하면 특정 세포에 붙어 증식할 수 있습니다. 이후 우리 몸의 면역반응이 일어나면서 콧물, 코막힘, 재채기, 목 통증 같은 여러 증상이 나타납니다.

    흥미로운 점은 감기의 증상 상당수가 바이러스 자체의 직접적인 손상뿐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반응과 염증반응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기에 걸리면 콧물이 나오고 재채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반응은 불편하기는 하지만 우리 몸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감기가 아닐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콧물, 기침, 인후통이 있다고 해서 모두 똑같은 감기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는 독감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 RSV 등도 있습니다.

    CDC 역시 감기와 독감, 코로나19 등이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고열이 심하거나 호흡곤란이 있거나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단순 감기로 생각하지 말고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는 여름에도 걸릴 수 있을까?

    그렇습니다.

    감기는 겨울에만 걸리는 질환이 아닙니다.

    CDC도 감기는 일 년 중 어느 때든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흡기 바이러스마다 유행하는 계절이 다릅니다.

    리노바이러스는 여름에도 발견될 수 있으며,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역시 봄, 여름, 가을에 활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여름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생활하다가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에어컨 바람 때문에 감기에 걸렸다”​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 시기에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냉동창고에서 일해도 감기에 안 걸릴 수 있는 이유

    저의 경우처럼 냉동창고나 저온창고에 들어가는 일이 있어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냉동창고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감기 바이러스가 몸속에 생기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공간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고 감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아무리 추운 환경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감기에 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냉동창고에서 나온 뒤 감기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냉동창고의 추위 때문에 감기에 걸렸다”​고 바로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 후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잠복기를 거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감기에 걸린 시점과 바이러스에 노출된 시점이 반드시 같지는 않습니다.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과 잘 안 걸리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도 어떤 사람은 감기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멀쩡한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소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어떤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는지
    • 바이러스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지
    • 이미 해당 바이러스와 비슷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있는지
    • 수면과 피로 상태
    • 나이
    • 기저질환이나 면역 상태
    • 환기와 실내 환경
    • 감염된 사람과 얼마나 가까이 접촉했는지

    따라서 같은 추운 환경에서 일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이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추위보다 무엇을 신경 써야 할까?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따뜻하게 입는 것”​만 생각하기보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손을 깨끗하게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는 습관을 줄이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실내에서는 환기를 하고,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가까이 접촉하는 것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CDC 역시 호흡기 바이러스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손 위생, 호흡기 예절, 환기와 같은 예방 행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결론: 감기는 추워서 걸리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때문에 걸린다

    결국 “추워서 감기에 걸린다”​라는 말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감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바이러스입니다.

    냉동창고나 저온창고처럼 매우 추운 곳에 들어갔다고 해서 반드시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추운 환경에서 일하더라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추운 계절에는 실내에서 사람들이 가까이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온도와 습도 같은 환경 조건도 달라지기 때문에 호흡기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기를 예방할 때는 단순히 “추위를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상황을 줄이고, 손 위생과 환기 등 감염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고 이해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더 정확합니다.

    추운 겨울뿐만 아니라 봄, 여름, 가을에도 감기에 걸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